평강이 있을지어다 (요한복음 20:19, 21, 26)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매번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요한복음 20:19, 21, 26)입니다.
이 인사는 유대인들의 일반적인 인사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안부 이상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평강'은 샬롬(שָׁלוֹם)이라 하고, 헬라어로 **에이레네(εἰρήνη)입니다.
샬롬은 단순히 평온한 상태를 넘어 온전함, 하나됨, 조화 등을 의미하며, 에이레네는 평화, 화목, 조화 등을 뜻합니다.
그러면 그 당시 제자들의 마음에 어떠했을까요?
제자들은 이미 예수의 시신을 훔쳐간 시신 유기범들으로 현상범으로 예루살렘에 퍼져 있었다.
마태복음27장, 경비병이 무덤을 지키다
62 그 이튿날은 준비일 다음 날이라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함께 빌라도에게 모여 이르되
63 주여 저 속이던 자가 살아 있을 때에 말하되 내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 한 것을 우리가 기억하노니
64 그러므로 명령하여 그 무덤을 사흘까지 굳게 지키게 하소서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도둑질하여 가고 백성에게 말하되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 하면 후의 속임이 전보다 더 클까 하나이다 하니
65 빌라도가 이르되 너희에게 경비병이 있으니 가서 힘대로 굳게 지키라 하거늘
66 그들이 경비병과 함께 가서 돌을 인봉하고 무덤을 굳게 지키니라
마태복음 28장 경비병의 보고
11 여자들이 갈 때 경비병 중 몇이 성에 들어가 모든 된 일을 대제사장들에게 알리니
12 그들이 장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하고 군인들에게 돈을 많이 주며
13 이르되 너희는 말하기를 그의 제자들이 밤에 와서 우리가 잘 때에 그를 도둑질하여 갔다 하라
14 만일 이 말이 총독에게 들리면 우리가 권하여 너희로 근심하지 않게 하리라 하니
15 군인들이 돈을 받고 가르친 대로 하였으니 이 말이 오늘날까지 유대인 가운데 두루 퍼지니라
✨ 의미 1: 두려움과 혼란 가운데 주시는 하나님의 평안
제자들은 유대인들을 두려워해 문을 닫고 숨어 있었습니다. 그들이 믿고 따랐던 예수님은 죽임을 당했고, 자신들도 같은 운명을 맞을까 전전긍긍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은 굳게 닫힌 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가운데 오셔서 서서 이르시되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선언하셨다. 지금 공포와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제자들의 마음을 평안으로 바꾸는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셨습니다. 이 말씀은 "내가 전에 말했던 대로 살아 있어, 내가 죽음과 사망을 이기고 살아 났어"라는 것을 대신해 주는 말입니다.
이는 구약의 "샬롬(평강)" 개념과 이어집니다. 단순한 감정의 평온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상태에서 오는 온전한 안정과 조화를 의미합니다.
✨ 의미 2: 죄와 죽음을 이기신 부활의 증거로서의 평강
부활하신 몸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는 부활의 영체로 계신 주님인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제는 그 어느 것도 예수님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부활의 몸을 보여 주심으로 예수님의 부활은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린 결정적인 승리자인 것이르 드러내신 것입니다. 이제 제자들에게 부활의 신앙과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믿음에로 이끄시기 위함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친 죄책감 속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어떤 것으로도 구짖지 않으셨습니다. 도리어 책망보다 먼저 평화를 선포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과의 화목"을 의미하며, 예수님의 십자가로 인한 속죄의 완성을 선언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로마서 5:1 —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 의미 3: 새로운 사명으로 부르시는 보내심의 평강
요한복음 20:21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아포스톨로스)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펨포) ."
이 말은 단지 위로가 아니라, 부활의 증인으로 세상을 향한 사명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입니다.
이 평강은 외적 환경을 넘어서, 사명을 감당할 내적 힘과 담대함을 주는 능력입니다.
🔍 정리하자면,
예수님의 "평강이 있을지어다"는 말은
두려운 제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임재,
죄와 죽음을 이기신 구속의 선언,
그리고 세상을 향한 새로운 사명의 파송을 의미합니다.
이 한마디 속에 하나님의 사랑, 용서, 능력, 회복, 소명이 모두 담겨 있지요.
그래서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고 위로가 되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참고
바울 서신에서 ‘보내다’라는 의미로 사용된 헬라어 단어들의 미묘한 차이를 짚는 건 성경 본문의 깊이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세 단어: ἀποστέλλω (apostellō), πέμπω (pempō), ἐξαποστέλλω (exapostellō) 의 의미와 사용 맥락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ἐξαποστέλλω가 갈라디아서 4:4에 사용
1. ἀποστέλλω (apostellō, ἀποστέλλω)
- 의미: '특정 임무를 주어 파견하다', '사명을 띠고 보내다'
- 용례: 요한복음 17:18
-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고"
- 관련 명사: ἀπόστολος (apostolos) = 사도, 즉 '보냄을 받은 자'
이 단어는 사명과 권위를 부여받은 '보냄'에 중점을 둡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실 때 주로 사용됩니다.
2. πέμπω (pempō, πέμπω)
- 의미: 단순히 '보내다', 특별한 사명보다 행위 자체에 초점
- 용례: 로마서 8:3
-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
- 곧 죄로 말미암아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또는 요한복음 14:26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이 단어는 행위의 사실성에 중점을 두고, '누가', '무엇을' 보냈는지에 집중합니다. 특별한 임무 여부는 부각되지 않습니다.
3. ἐξαποστέλλω (exapostellō, ἐξαποστέλλω)
- 의미: 어디로부터 철저하게 파송한다는 의미 + 소속 또는 출처의 강조
- 형태: 'ἐκ' + 'ἀποστέλλω' → '철저히, 출처로부터 보낸다'
- 용례: 갈라디아서 4:4
-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 나게 하신 것은..."
여기에서 헬라어는 ἐξαπέστειλεν (exapesteilen), 즉 ἐξαποστέλλω의 과거형입니다.
🧠 의미 검토: 이 단어는 단순한 ‘보냄’을 넘어서, 하나님의 존재, 공간(하늘), 권위로부터 철저히 보낸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에게 철저히 속하여 출발한 존재로서의 아들”**이라는 신학적 해석이 가능합니다.
눅 1:53, 행 7:12, 11:22 같은 구절에서 이 단어는 ‘어디로부터의 보냄’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쓰였습니다.